여가는 사이에 있다 : 사회적 배제, 적극적 여가, 그리고 소극적 여가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that motivate happy people to actively enjoy leisure through sports, hiking, traveling, and dining, and those that drive unhappy people to not enjoy active leisure. To this end, 1,087 adults were surveyed. Respondents responded with either yes or no to the question of whether they experienced social exclusion the day before. With respect to the question of whether they want to spend time outside home (active leisure) or to rest at home (passive leisure), they gave responses on a 7-point scale (1: not at all, 7: very much). In conclusion, individuals who did not experience social exclusion demonstrated a stronger inclination to engage in active leisure outside home and a weaker tendency to rest at home than those who experienced it. These findings suggest that the tendency to actively engage in leisure is possibly dependent on social relationships.
Keywords:
leisure activity, relationship, social exclusion, work-leisure balance, happiness키워드:
여가 활동, 관계, 사회적 배제, 일-여가 균형, 행복Ⅰ. 서론
1. 연구배경과 연구문제
행복과 여가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행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일을 하려는 욕구도 높고, 스포츠를 즐기거나 여행을 하는 것과 같은 적극적 여가에 대한 의도도 높다(Fredrickson, 2001; Fredrickson & Branigan, 2005). 행복한 사람들은 일과 여가의 욕구를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일-여가 균형을 맞추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여가를 즐기지 않음으로써 일-여가 불균형을 초래한다(이국희, 최인철, 2018).
그러나 왜 행복한 사람들은 업무 수행과 여가 즐기기에 모두 적극적 이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이 두 가지에 모두 소극적인지에 대한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행복한 사람들은 업무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여가를 먼저 즐김으로써 분위기를 전환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일-여가 균형을 맞추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여가를 먼저 즐기는 선택을 거의하지 않는 현상에 주목해보고자 한다(이국희, 최인철, 2018; O’Brien & Roney, 2017). 과연 행복한 사람들의 어떤 특성이 일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가를 먼저 즐기는 선택을 가능하게 한 것일까? 반면 불행한 사람들은 어떤 특성이 결여되어 있어서 여가를 먼저 즐기는 선택을 못하고 결국 일-여가 불균형을 초래하여 더 불행해 질까?
몇몇 선행연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먼저 행복한 사람들의 네트워크는 친구의 친구까지 확장되지만, 불행 네트워크는 단절되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Fowler & Christakis, 2009). 이는 행복한 사람들은 사회적 활동을 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을 타인에게 전염시키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혼자 시간을 보내면서 고립됨을 시사한다.
또한 행복한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 애인과 보내는 시간이 많았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현상도 관찰되었다(Diener & Seligman, 2002). 이는 행복한 사람들은 친구, 애인, 가족과 함께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지만, 불행한 사람들은 집에서 쉬거나 낮잠을 자는 것과 같이 소극적으로 여가 시간을 활용함을 시사한다.
업무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여가를 먼저 선택하는 사람들은 함께 즐길 사람이 존재했다는 연구도 본 연구의 문제에 단서를 제공한다(이국희, 최인철, 2018). 이는 스포츠를 즐기거나, 영화를 보거 가거나, 여행을 하거나, 등산을 하거나, 놀이공원에 가는 것과 같이 외부에서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경향이 함께 여가를 즐길 사람의 존재에 의존할 수 있음을 함의한다(Wallhead, Garn, & Vidoni, 2013).
이러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은 흥미로운 연구 문제이며, 과학적인 연구방법으로 증명할 만한 가치가 있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는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경향이 함께 여가를 즐길만한 사람의 존재에 의존하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다시 말해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기 때문에 관계가 좋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관계가 좋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그에 따라 행복해짐을 검증해보고자 한다.
2. 사회적 배제에 대한 조작적 정의
본 연구에서는 ‘공동체로부터 존중받지 못하고 있거나(Baumeister, Twenge, & Nuss, 2002)’ ‘위험에 처했을 때 의지할 만한 사람이 없는 상태(Duncan, Killian, & Lucier-Greer, 2017)를 사회적 배제(social exclusion)로 정의하고자 한다. 아울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가 OECD 소속 국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회심리적 욕구(Social psychological needs) 충족을 조사할 때 사용했던 두 가지 문항이 본 연구가 채택한 사회적 배제의 정의에 부합하기에 이를 적용하여 사회적 배제를 측정할 것이다(Diener, Ng, Harter, & Arora, 2010).
하나는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을 받았습니까?’라는 질문이다. 사람들은 ‘네’ 혹은 ‘아니오’로 응답하게 되는데, ‘네’라고 응답한 사람은 어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 ‘아니오’라고 응답한 사람은 어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어제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거나 의지 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었습니까?’라는 질문이다. 이 역시 사람들은 네 혹은 아니오로 답변할 수 있는데, ‘네’라고 응답한 사람은 어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으로, ‘아니오’라고 응답한 사람은 어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다.
3. 적극 대 소극적 여가에 대한 조작적 정의
여가에 대한 선행 연구들은 여가를 적극적 여가와 소극적 여가로 구분해 왔다(Backman & Crompton, 1990; Dardis, Soberon-Ferrer, & Patro, 1994). 먼저 적극적 여가는 야외 활동(outdoor activity)에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Beaton & Funk, 2008). 예를 들어, 스포츠를 즐기거나, 운동을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는 것과 같이 야외에서 수행하는 여가는 적극적 여가에 해당한다.
반면 소극적 여가는 단순히 시간을 소모하거나, 휴식을 취하면서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Holder, Coleman, & Sehn, 2009). 예를 들어, 집에서 TV를 시청하거나, 잠을 자거나,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이 실내에서 수행하는 여가는 소극적 여가에 해당한다.
본 연구도 이러한 전통적인 입장에 따라 적극적 여가와 소극적 여가를 조작적으로 정의하였다. 구체적으로 적극적 여가는 ‘밖에서 놀고 싶다’는 진술문으로 제시하였고, 소극적 여가는 ‘집에서 쉬고 싶다’는 진술문으로 제시하였다.
4. 연구목적 및 가설
이러한 배경과 조작적 정의에서 출발한 본 연구는 다음 세 가지 가설에 대한 경험적 근거를 찾고자 한다. 먼저 사회적 배제와 일하고 싶은(가설-a)/밖에서 놀고 싶은(가설-b)/집에서 쉬고 싶은(가설-c) 의도 사이의 관계를 검증할 것이다.
가설-a: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하고 싶은 의도가 약할 것이다.
가설-b: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가 약할 것이다.
가설-c: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집에서 쉬려는 의도가 강할 것이다.
5. 현 연구의 참신성과 중요성
기존 연구는 여가를 즐기는 것이 관계의 욕구 충족보다 시간적으로 앞선다고 가정하였고, 반대 방향으로 효과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하였다(석부길, 조광민, 김수현, 2009; 신승엽, 2010; 정용각, 2008). 즉 긍정적 관계의 존재가 여가 즐기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를 확장하면서 긍정적 관계의 존재가 시간적으로 앞서고, 여가 활용 의도가 이것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검증한다는 측면에서 참신하다.
관계가 여가 활용 의도에 미치는 효과에만 주목하였고, 관계가 일(e.g., 학업, 업무 등)을 하려는 의도에 미치는 효과는 함께 살펴보지 않았다(석부길 등, 2009; 최성범, 최종인, 2009). 그러나 행복한 삶이란 여가만 즐기는 삶을 의미하지 않으며, 일과 여가가 균형 잡힌 삶을 의미한다(Clark, 2000; Hill et al., 2001; Tausig & Fenwick, 2001). 또한 행복한 사람들은 여가를 즐기려는 욕구만 높은 것이 아니라, 일을 하려는 욕구도 높다(Fredrickson, 2001; Fredrickson & Branigan, 2005). 따라서 행복한 삶에 대한 올바른 평가와 관계가 여가에 미치는 효과를 올바르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하려는 의도와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를 함께 다룰 필요가 있다.
Ⅱ. 연구방법
연구는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하고 싶은 의도가 약하고(가설-1a),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의도도 약하며(가설-1b), 소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의도가 강한지(가설-1c) 검증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1. 참가자
2018년 5월 7일부터 11일까지 설문조사 전문기관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모집된 20 ~ 49세(Mean Age = 34.72, SD = 8.12) 사이의 1,087명(남: 528명, 여: 559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이 중 20대(20~29세)는 361명, 30대(30~39세)는 364명, 40대(40~49세)는 362명이었다.
2. 절차 및 재료
본 연구의 설문수행도 마크로밀 엠브레인을 통해 이루어졌다. 먼저 참가자들은 일하고 싶은 의도,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의도, 소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의도를 평정하였다. 구체적으로 참가자들은 다음의 세 가지 진술문을 읽고 각 진술문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7점 척도로 응답하였다(1: 전혀 그렇지 않다, 7: 매우 그렇다):
- 1) 나는 일하고 싶다.
- 2) 나는 밖에서 놀고 싶다.
- 3) 나는 집에서 쉬고 싶다.
1)은 일하고 싶은 의도를, 2)는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의도를, 3)은 소극적으로 여가를 즐기고 싶은 의도에 대한 것이다.
세 가지 설문에 응답한 참가자들은 사회적 배제 경험과 관련된 두 가지 문항에 네/아니오로 응답하였다(Diener et al., 2010).
- 4)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습니까?
- 5) 어제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거나 의지할만한 가족이나 친구가 있었습니까?
설문 수행에는 약 5분이 소요되었고, 참가자들에게는 1,000원이 지급되었다.
Ⅲ. 결과
1. 성별과 연령대의 효과
가설검증에 앞서 성별과 연령이 일하고 싶은 의도/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보았다. 먼저 성별이 일하고 싶은 의도/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증을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남성(M = 4.57, SE = .07)과 여성(M = 4.48, SE = .07)의 일하고 싶은 의도(t(1085) = 1.01, p = .314288) 그리고 남성(M = 5.23, SE = .06)과 여성(M = 5.18, SE = .06)의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 사이에는 차이가 없었다(t(1085) = .63, p = .529306). 그러나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의 경우에는 차이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남성(M = 5.02, SE = .07)이 집에서 쉬려는 의도에 비해 여성(M = 5.36, SE = .06)이 집에서 쉬려는 의도가 강했다(t(1085) = 3.65, p < .001). 이 차이에 대한 논의는 본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향후 별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림 1>은 성별과 연령이 일하고 싶은 의도/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의 관계를 보여준다.
다음으로 연령대를 20대, 30대, 40대로 구분한 후, 연령대에 따라 일하고 싶은 의도/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 일원변량분석(one-way ANOVA)를 진행하였다. 분석 결과 제한적인 수준에서 연령대가 일하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주효과를 확인하였고(F(2, 1085) = 2.83 , p = .059194, ηp2 = .005), 연령대가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주효과(F(2, 1085) = 10.89 , p < .001, ηp2 = .02), 그리고 연령대가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주효과(F(2, 1085) = 17.50 , p < .001, ηp2 = .03)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2>는 연령대가 일하고 싶은 의도/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효과를 보여준다. 먼저 일하고 싶은 의도는 20대(M = 4.65, SE = .08)가 가장 높았다. 또한 30대(M = 4.38, SE = .08)는 20대보다 일하고 싶은 의도가 낮았지만(t(723) = 2.34, p = .019511), 40대(M = 4.53, SE = .08)의 일하고 싶은 의도는 20대와 차이가 없었다(t(721) = 1.08, p = .278777). 30대와 40대의 일하고 싶은 의도에는 차이가 없었다(t(724) = 1.31, p = .189966).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는 30대(M = 5.40, SE = .07)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M = 5.35, SE = .07)와 30대의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에는 차이가 없었다(t(723) = .44, p = .661587). 그러나 30대는 40대(M = 4.86, SE = .07)보다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가 높았고(t(724) = 5.42, p < .001), 20대도 40대보다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가 높았다(t(721) = 4.80, p < .001).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는 20대(M = 5.37, SE = .08)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0대(M = 5.33, SE = .08)와 20대의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는 차이가 없었다(t(723) = .42, p = .672436). 그러나 30대는 40대(M = 4.89, SE = .08)보다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높았고(t(724) = 3.78, p < .001), 20대도 40대보다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높았다(t(721) = 4.19, p < .001). 성별의 효과와 마찬가지로 연령대의 차이도 본 연구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만큼 별도의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2. 사회적 배제의 효과
이제 연구의 가설에 대한 검증을 진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배제 경험이 일하고 싶은 의도/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할 것이다. 또한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을 받았는지’로 사회적 배제를 정의한 경우와 ‘어제 곤경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거나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었는지’로 사회적 배제를 정의한 경우를 구분하여 살펴볼 것이다.
<그림 3>은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는지가 일하고 싶은/밖에서 놀고 싶은/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효과를 보여준다. 먼저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은 사람들(M = 4.67, SE = .07)은 존중받지 못한 사람들(M = 4.38, SE = .07)보다 일하고 싶은 의도가 강했다(t(1085) = 3.16, p = .001604). 또한 어제 존중받은 사람들(M = 5.30, SE = .06)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M = 5.12, SE = .06)보다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도 강했다(t(1085) = 2.22, p = .026582). 한편 어제 존중받지 못한 사람들(M = 5.40, SE = .06)은 존중받은 사람들(M = 4.98, SE = .07)보다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강했다(t(1085) = 4.50, p < .001).
이어서 어제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거나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가 있었는지에 따라 일하고 싶은/밖에서 놀고 싶은/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달라지는지 확인하였다. <그림 4>는 이 분석의 결과를 보여준다. 어제 도움 받거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의 존재 여부가 일하고 싶은/밖에서 놀고 싶은/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미치는 효과를 도식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어제 도움 받거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던 사람들(M = 4.58, SE = .05)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M = 4.30, SE = .10)보다 일하고 싶은 의도가 강했다(t(1085) = 2.53, p = .011609). 또한 어제 도움 받거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던 사람들(M = 5.26, SE = .05)은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M = 5.03, SE = .09)보다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도 강했다(t(1085) = 2.33, p = .020157). 한편 어제 도움 받거나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사람들(M = 5.40, SE = .09)은 있었던 사람들(M = 5.14, SE = .05)보다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강했다(t(1085) = 2.35, p = .018999).
Ⅳ. 논의
본 연구는 사회적 배제가 일, 적극적 여가, 소극적 여가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려는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를 위해 사회적 배제를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았는지’와 ‘어제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 받거나 의지할만한 사람이 있었는지’ 정의하였고, 각 질문에 ‘네’라고 응답한 사람은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지 않은 것으로 ‘아니오’라고 응답한 사람은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것으로 해석하였다(Diener et al., 2010).
1. 가설검증
본 연구는 행복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하려는 의도와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가 모두 강해진다는 선행연구(Fredrickson & Branigan, 2005)와 업무 수행보다 여가 즐기기를 먼저 선택한 사람들은 함께 즐길 사람이 있었다는 연구(이국희 & 최인철, 2018)에 기초하여 가설을 수립하였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일하려는 의도가 낮고,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도 낮으며,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는 높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일하려는 의도가 낮았고(<그림 3A>, <그림 4A>), 이는 가설-a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또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도 낮았으며(<그림 3B>, <그림 4B>), 이는 가설-b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끝으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는 높았는데(<그림 3C>, <그림 4C>), 이는 가설-c에 부합하는 결과이다. 즉 본 연구는 세 가지 가설 모두를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2. 시사점 및 선행연구와의 연관성
본 연구의 결과는 다양한 시사점을 가진다. 먼저 이국희와 최인철(2018)은 여가 즐기기를 일보다 우선하는 사람들은 여가를 함께 즐길 가족이나 직장동료가 있었음을 발견하면서 관계가 여가 즐기기에 미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였으나, 이 제안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지는 못했다. 본 연구는 사람들에게 존중 받지 못한 사람과 위기 시 도와줄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사람, 즉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이 적극적으로 밖에서 여가를 즐기려는 경향은 약하고, 소극적으로 집에서 쉬려는 경향은 강함을 확인하면서 이국희와 최인철(2018)의 제안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이는 ‘밖에서 노는 것’으로 표현된 적극적 여가는 함께 즐길 사람의 존재가 중요함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행복한 사람들은 가족과의 유대감이 강하고, 친구와의 친밀감이 높으며, 애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Diener & Seligman, 2002). 또한 행복이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보다 가족, 친구, 애인과 보내는 시간이 많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적대는 결과와도 연관성이 있다(Diener & Seligman, 2002).
본 연구는 행복의 선순환과 불행의 악순환에도 시사점을 가진다(이국희, 최인철, 2018; Fredrickson, 2001; Fredrickson & Branigan, 2005).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은 여가를 가족, 친구, 애인과 즐기면서 더 행복해질 가능성이 있고, 사회적 배제를 경험한 사람들은 함께 여가를 즐길 사람이 없어 혼자 보내면서 더 불행해질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는 여가를 적극적으로 즐기려는 의도와 일하려는 의도가 함께 증가 혹은 감소함을 보여주었다는 것에서도 중요하다. 즉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가 많은 사람은 일을 하려는 의도도 높고,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가 낮은 사람은 일을 하려는 의도도 낮다. 구체적으로 사회적 배제를 경험하여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일하려는 의도가 낮고,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도 낮으며, 오직 집에서 쉬려는 의도가 증가하지만, 사회적으로 존중을 받아 행복한 사람은 일하려는 의도가 높고,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도 높으며, 집에서 쉬려는 의도는 낮았다. 이는 관계가 좋은 행복한 사람은 때때로 일보다 여가를 먼저 즐기면서 일-여가 불균형을 해소하지만, 관계가 좋지 않은 불행한 사람은 대부분 여가보다 일을 수행하면서 일-여가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연구결과와도 연관성이 있다(이국희, 최인철, 2018).
아울러 본 연구에 참여한 1,087명 중 사람들에게 존중 받지 못했다(아니오)고 응답한 사람이 558명이나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응답자의 51.3% 어제 사람들로부터 존중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 사회 구성원의 2명 중 1명이 사람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하는 경험, 즉 사회적 배제의 경험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3. 연구의 한계와 향후연구제안
본 연구는 위와 같은 다양한 시사점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부분에서는 한계가 존재한다. 먼저 본 연구는 ‘어제’ 타인이나 집단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것과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거나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을 사회적 배제로 정의한 후(Diener et al., 2010), 어제의 사회적 배제 경험이 현재 일하고 싶은 의도, 적극적 여가(밖에서 여가 즐기기) 의도, 그리고 소극적 여가(집에서 쉬기) 의도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았다. 그러나 본 연구만으로는 사회적 배제가 일/적극적 여가/소극적 여가 의도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에 사회적 배제를 실험실 상황에서 조작한 후, 일/적극적 여가/소극적 여가에 미치는 효과를 관찰할 수 있다면, 사회적 배제와 여가 즐기기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사회적 배제가 일, 적극적 여가, 소극적 여가 의도에 미치는 효과의 근본기제를 확인하지 못하였다. 한 가지 가능성은 사회적 배제가 일/적극적 여가/소극적 여가의 의미와 재미 지각에 영향을 미치고(King et al., 2006; Ryff & Singer, 2008; Waterman, 1990), 이러한 의미와 재미 지각이 일하려는 의도,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의도, 그리고 소극적으로 휴식을 취하려는 의도를 매개 혹은 조절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가 수행된다면, 사회적 배제가 일 및 여가 즐기기에 미치는 효과의 근본기제를 밝히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다.
더하여 본 연구는 몇 가지 예측하지 못한 흥미로운 발견을 하였지만 이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이에 기초한 해석을 수행하지 못했다. 먼저 성별에 따라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그림 1C>). 즉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강했다. 이는 여성이 남성보다 정적인 실내 활동을 선호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맥상통한다(Cherney & London, 2006; Rosen & Peterson, 1990). 그러나 일하고 싶은 의도와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없었기에 신중한 해석이 필요하다(<그림 1A>, <그림 1B>).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본 연구와 같이 남성과 여성이 외부 활동을 선호하는 것에 차이가 없다는 결과도 있어 향후 더 정교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Sharp et al., 2007).
게다가 연령대에 따라 일하고 싶은 의도,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에 차이가 나타났다(<그림 2>). 구체적으로 20대는 일하려는 의도,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가 모두 높았다. 반면 30대는 일하려는 의도가 가장 낮았고,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는 가장 높았으며,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도 높았다. 40대는 일하고 싶은 의도는 20대 만큼 높았지만, 밖에서 놀고 싶은 의도와 집에서 쉬고 싶은 의도는 가장 낮았다. 연령대에 따라 일과 적극적인 여가, 소극적인 여가 의도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향후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Ⅴ. 결론
본 연구는 사람들에게 존중 받지 못하거나, 곤경에 처했을 때 의지할만한 친구 혹은 가족이 없는 것 같은 사회적 배제가 밖에서 적극적으로 여가를 즐기려는 경향을 감소시키고, 소극적으로 집에서 쉬려는 경향을 증가시킴을 경험적으로 검증하였다. 여가는 ‘사이’에 있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201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6S1A5A8017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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